[4·11 총선 공약 평가] 최대 선심성 공약은 '기초노령연금 확대'
한국경제신문 총선공약 평가단은 ‘기초노령연금 확대’를 복지분야 대표적인 선심성 공약으로 꼽았다. 필요성과 실현가능성 모두 5점(중립) 미만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단은 현행 제도처럼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9만원가량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기보다 어려운 노인들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약 평가단이 18일 기초노령연금 관련 민주통합당 공약을 검증한 결과 필요성과 실현가능성 점수가 각각 4.84점, 4.58점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최근 발표한 총선 공약에서 기초노령연금을 지금보다 2배 인상하고 대상자도 기존 소득 하위 70%에서 8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기초노령연금을 지금보다 금액 및 대상자 폭을 늘려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공식적으로 이번 총선 공약에 넣지는 않았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노령연금처럼 현금을 이전하는 방식의 복지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취약 계층 위주로 설계돼야 한다”며 “민주당의 공약은 대상 폭을 오히려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어서 효과성 및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도 “기초노령연금은 노인인구 증가율을 고려할 때 지금 현재 상태로 두더라도 정부 부담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고비용 프로그램”이라며 “먼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부터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노령연금은 올해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약 4조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민주당 공약대로 지급 대상을 현행 70%에서 80%로 확대하고 연금액도 기존의 2배로 인상한다면 향후 5년간 65조9120억원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지급액과 대상을 그대로 두더라도 2050년이 되면 노인인구 증가로 연간 109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도 확대는커녕 오히려 전반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초노령연금의 취지가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현 노인세대에 대한 보상적 차원이었던 만큼 점차 대상자를 축소하고 연금액을 늘리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 교수는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층이 늘어나는 만큼 기초노령연금은 축소하는 방향이 맞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포함시키거나 가난한 노인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연금을 지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복지 제도는 한번 확대하면 다시 되돌리기 힘든 특성을 갖고 있다”며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를 소득 하위 40% 정도로 줄이고 대신 연금액을 인상해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기/이지훈/고은이 기자 hglee@hankyung.com


◆ 총선공약 평가단 45명

△강유정 영화·문학평론가 △강혜규 보건사회연구원 복지서비스연구실장 △곽태운 서울시립대 정경대학 교수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용호 인하대 정외과 교수 △김익기 한양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 교수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 △박일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지순 고려대 법학과 교수 △박호근 한국체대 교육학과 교수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 교수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윤희숙 KDI 연구위원 △이성규 안동대 무역학 교수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 교수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 △전의찬 세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정우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조성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최광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초빙연구위원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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